자연에서 멀어진 아이들
리처드 루브 지음, 김주희/이종인 옮김
2005년 출간 이후 미국 아마존 스테디셀러, 2007년 국내 출간 후 경향신문, 동아일보, 프레시안, 오마이뉴스 등 미디어 호평,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에 선정되었습니다.
출판된 지 오래된 책이라 그동안 우리 사회에는 자연 경험의 중요성을 인지하게 되었고 캠핑을 즐기는 등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과 바깥놀이를 즐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책의 앞부분은 조금은 옛날이야기 같았습니다.
텅 빈 농가, 드문드문 있는 작은 집들, 저 너머에 있는 숲과 들판과 호수. ... 부모 세대들은 차 안에서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아닌, 실제 자연을 감상했던 것이다. 나중에 손자들에게 우리의 어린 시절 자동차 여행에 대해 이야기해 주면 아이들은 신기하게 생각하면서 정말이냐고 되물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정말이야. 차를 타고 갈 때 밖을 내다보았단다." 이렇게 말이다. (page 67~68)
"자연에서의 일차적인 경험은 사라지고 텔레비전과 인터넷을 통한 이차적이고 간접적인 경험으로 대체되었으며, 이런 간접 경험은 왜곡되는 경우가 많으며 일방적으로 전달된다."고 지적한다. (page 70)
자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오늘날 부모의 56퍼센트는 열 살 때까지 학교에 걸어가거나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어린이 중에서는 36퍼센트만 그렇게 합니다. 또 다른 연구 결과를 보면 8세에서 11세까지의 아동 중 41퍼센트가 집 근처에서 불안을 느낀다고 합니다.
이사 갈 집을 결정하는 데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 것이 아이의 초등학교가 아파트에서 얼마나 가까운가 였습니다. 등굣길에 횡단보도는 건너는지 거리가 너무 멀진 않은지. 배우자의 의견에 따라 결국 초등학교와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결정했지만, 사실 나는 등굣길이 조금은 길었으면 했습니다. 하교 후 집에 오면 잘 나가지 않는 아들에게는 등하교 시간만이라도 주변을 살피는 계기가 되길 바랐기 때문입니다. 물론, 자연보다는 도시의 풍경에 더 가깝긴 하겠지만...
'주택가와 도로에 차량이 늘어나면서 아동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공간이 제약을 받고 있다. 이는 아이들이 지역 환경에 대한 지식, 즉 자연적 특성이나 요소들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는 데에 가장 큰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page 128)
아이들은 자연에 대해 건전한 애착심을 가져야 한다. 그럴 때 어른이 되어서 자연 보호에 대해 의무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시민으로서, 그리고 유권자로서 그래야 한다. (page 160)
잭슨은 우리의 손자 손녀 세대는 미국 전역에 흩어져 있는 농가나 작은 마을에서 살 것이라고 예측한다. ... 이런 미래상을 새로운 유토피아로 볼 것인지 아니면 시골 감옥으로 볼 것인지는 "각자의 상상력에 달려있다."고 잭슨은 말한다. (page 275)
실제 경상남도 함양군에서는 농촌 유토피아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10명 3학급 규모로 폐교 위기에 직면한 서하초등학교를 지키기 위해 학교와 학부모, 함양군청 등이 나서 학부모에게는 주택 제공과 일자리 알선, 학생에게는 매년 해외 어학연수 기회와 장학금 수여 등 10가지 혜택을 제시하며,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학생 모집 활동을 펼쳤습니다.
전국 대도시에서 75가구 144명이 전입 신청 의사를 밝혔고, 전입생 가족을 위한 주택도 착공해 마련되었습니다. 20년 9월까지 총 53명이 전입했다고 합니다. 아이+유토피아의 아이토피아를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해간다고 합니다.
농촌 생활은 편의시설이 갖추어져있지 않아 불편하다는 이유로 거부하는 배우자와는 달리 나는 그런 농촌의 삶이 한편으로는 부럽습니다. 유아기에 경주에 있는 외할머니댁(마당과 텃밭이 있고 집 바로 앞에는 시냇물이 흘러 물고기도 잡고, 겨울에는 얼음썰매도 탔었습니다.)에서 살았던 자연 속의 삶을 다시 회상해보며, 우리 아이들은 과연 그 삶을 살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듭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혼자 컴퓨터를 차지했던 뼛속까지 도시인인 배우자는 아마도 이해하지 못할 생활들.
"선진국의 아이들은 동물 장난감, 동물 만화와 그림, 동물 장식품 등 동물들의 상상에 둘러싸여 있다. 상상의 원천으로 동물과 비교할 만한 것들은 아무것도 없다." (page 293)
이런 장난감들은 "인간이 지니는 종으로서의 고독, 강렬한 갈망, 영적인 허기, 즉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믿음을 나타낸다."고 한다. 또한 "아이들의 삶에서 대자연이 사라져 가고 있지만 아이들은 대자연에 대한 허기를 드러낸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어른들이 아이들의 허기를 감지하는 것이다. 그래서 동물을 의인화 한 상징적인 물건을 아이들 주변에 두어 영혼에 양식을 주고자 한다." (page 293~294)
2017년 개정된 이 책에서는 아이들과 가족을 위한 자연 활동, 공동체를 바구기 위한 제안, 기업, 법률가, 교육자, 부모, 교사, 정부 등 다양한 분류로 우리가 할 수 있는 100가지 행동에 대해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찬찬히 살펴보며 "자연결핍장애"에 대해, 그리고 앞으로 우리 아이들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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