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왜?
저는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보다 엄밀히 말하면 투자의 가면을 쓴 투기인 것 같습니다. 미래에 성장할 투자 대상 기업을 찾아 함께 나아가는 것이 아닌 단기 시세 차익을 얻기 위한 것이니 투자 보다는 투기에 가깝지 않을까요? 아무튼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투기는 비트코인이 있을 것입니다. 비트코인 투기가 과거의 튤립 투기에 비유되고는 합니다. 그 과거의 투기 속에서 패자들만 있을까요? 분명 그 위험했던 투기의 역사 속에는 이익을 챙긴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시세가 크게 변하는 앞으로의 투기 현장에서 이익을 쟁취하기 위해 투기의 역사를 보고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리기 위해 책을 고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1637년 역사상 최대 버블 사태인 튤립 사건부터 1700, 1800, 1900년대를 거쳐 2018년의 비트코인 사건까지 총 42건의 투기 사건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건별로 한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어떤 사람이 어떤 투자상품을 어떻게 했는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성공뿐만 아니라 실패까지 모두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투자상품은 튤립, 금, 밀, 원유, 다이아몬드, 철강, 천연가스, 설탕, 카카오, 희토류 등 원자재들 위주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아무래도 기업보다 거래 규모가 크기 때문에 소개 된 것 같습니다.
제가 얻고자 했던 것은 승자들의 접근 방식이었습니다. 어떤 현상에 어떤 판단으로 투기의 결정을 내렸는지 그것이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야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승자의 길을 따라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리 디테일 하게는 설명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한 사람이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베팅하였다. 이 정도로 서술되어 있습니다. 그 사람이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에 대한 부연 설명은 없는 게 아쉽습니다. 투자가 아니라 투기이기에 이유가 없는 걸까요?
그래도 소개되는 원자재들이 왜 상승하고 하락했는지에 대한 이유는 설명돼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수요가 많아지거나 공급이 부족해지는 단순한 이유입니다. 그중에서도 공급 부족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공급부족의 원인으로는 자연재해 또는 사고로 인한 공급 차질입니다. 반대로 하락은 공급이 정상화되면 고가에서 쭉 하락으로 내려오는 것입니다. 투자에 조금만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그 현상이 무엇의 공급부족을 불러올지는 보다 깊이 파고드는 사람이 알게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또 있습니다. 소개되는 원자재들에 대한 정보와 거래되는 시장 규모 등에 대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을 보며 가장 충격받았던 내용은 '희토류'입니다. '희토류'는 드물 희, 흙 토, 무리 류 한자를 쓰고 있으며 영어로는 Rare Earth Elements입니다. 말 그대로 희귀하다는 겁니다. 그러나 실상은 그리 희귀하지 않습니다. 희토류는 17종의 원소가 있는데 그 희토류 중에서도 적은 축에 속하는 원소가 금 매장량의 200배가 넘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저는 뭔가 사기당했던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희토류 관련주들이 상승할 때 한정된 자원으로 공급이 부족해서 그런가보다 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입니다.
이 책의 아쉬운 점
원문이 이상한 건지 번역이 이상한 건지 글이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거래는 호조로 시작되었지만 오후에는 가격이 10.8달러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오후에 밀 가격은 부셀당 13.5달러로 급등했다." 같은 문장이다. 오후에 올랐다가 얼마 안 있고 떨어졌을 수도 있겠지만 저렇게 써 놓으니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는 건 아쉽다. 그 외에도 중간중간 저런 식으로 잘 안 읽히는 문장들이 제법 있었던 것이 아쉬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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